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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하게 사는 길

"고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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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읽고

 

문학동네 작가상 "고래"

​2004년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한 천명관의 "고래"를 읽었습니다! 

한동안 책에 대한 글은 쓰지 않았는데 이 소설에 대한 리뷰(review)를 하게 된 것은 여지껏

읽었던 소설들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고 정리하고 싶네요.

소설의 전편을 막론하고 도도히 흐르는 강물을 연상시키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기법을

사용한 이 소설은 강력한 흡인력(吸引力) 으로 독자를 빨아들입니다.

한 못생긴 추녀( 醜女)가 양반가문에 반편()이 도련님을 모시다가 사랑을 하게 되는데 열락(悅樂)

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현장(現場)에 나타난 주인마님의 분노(憤怒)로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부끄러움도 모르고 커다란 양물(陽物)을 흔들며 나타난 반편이도련님의 등장으로 간신히 목숨만

부지한 채 쫒겨나게 됩니다.

 

대왕고래

 

원한(怨恨)에 사무친 그녀는 한밤중에 몰래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반편이와 마지막 정사(情事)를 나눈 후,​ 그를 강물 속에 빠뜨려 죽임으로써 매질을 당한 복수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반편이로 손가락질 받으며 어린아이처럼 살아왔던 사람은 그저 선한 눈빛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한 죽임을 당하고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구요.

그렇게 반편이를 죽인 추녀는 반편이의 눈을 닮은 딸을 낳게 되는데 추녀는 딸이 선한 눈빛을

가졌다는 이유로 미워하다가 끝내는 딸의 한쪽 눈을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찔러 애꾸로 만들고

딸의 눈을 보기가 힘겨워진 추녀는 한 양봉업자에게 꿀 2통을 받고 딸을 팔게됩니다.

그녀는 그렇게 모질게 살면서 주막집을 열었고 나이가 들어 노파가 되고도 악착같이 돈을 모았고 그녀가 모은 돈을 뺏기 위해 밤에 들이닥친 강도패거리에게 모진 폭행을 당했지만 끝까지 돈을 숨긴 곳을 발설하지 않은 덕분에 온 몸에 골병이 들었으나 목숨은 건질 수 있었는데요.

워낙 악업(惡業)이 깊었던지 추녀 노파는 그 돈을 쓰지도 못하고 자신의 몫을 달라며 찾아 온

애꾸딸에게 보료에 숨긴 약간의 재산을 가지고 다투다가 벽에 머리를 찧고 뇌진탕으로 유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죽어서도 자신의 재산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원귀로 떠도는데요.

무대는 바뀌어, 한 산골의 "금복"이란 소녀가 그 마을을 찾은 생선장수의 삼륜차를 타고 어느 

항구에 도착하여 거대한 고래가 물을 뿜는 것을 보면서 벅찬 꿈을 꾸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흘러가지요.

남달리 영악한데다 행운까지 따랐던 금복은 타고난 예지력이 있어서 생선장수를 부자로 만들어

주었지만 우연히 만난 걱정이라는 덩치가 큰 부둣가의 노동자에게 반해 살림을 차리게 됩니다.

그들은 옹녀와 변강쇠,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으나 자신의 힘만 믿고

쏟아지는 원목더미를 피하지 않고 맞섰던 걱정이 초죽음이 되면서 결국 행복은 끝이 났고

자리에 누운 걱정을 대신해 밥벌이에 나선 금복은 우연히 "칼자국"이라는 부둣가의 실세를

만나 마음껏 영화도 보게 되었고 나중에는 걱정을 칼자국의 저택에서 치료를 받게하면서

자신은 칼자국과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요.

 

 모든 사진은 본문의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는 참고자료일 뿐입니다!

 

 아무런 걱정없이 먹고 자던 걱정은 급기야 몸무게가 1톤을 상회하는 괴물이 되어버렸고

그러던 어느 날, 금복과 칼자국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보게 된 걱정은 금복을 위해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리고 바다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게됩니다.

마침, 칼자국은 걱정이 어디론가 가는 것을 보고 곧바로 미행을 하게 되는데 그가 자살을

하려는 것을 알았지만 말려야 할 지, 그냥 두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던 중에

갑자기 바다로 뛰어 든 걱정의 모습에 당황하여 혼란스러워 하다가 문뜩, 뒤를 보니

분노한 금복이 작살을 들고서 자신의 배에 커다란 구멍을 내는 것을 보게되는데요!

"내가 죽이지 않았어!" 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칼자국은 숨이 끊어집니다.

 

 

 

금복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어 살면서 벙어리 딸 춘희를 출산하게 되는데 딸의 눈망울이 

걱정을 닮아 정을 주지 못하고 의붓자식 취급을 하였지만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이 비오는 밤에 들이닥친 강도떼의 습격으로 가진 돈을 모두 뺏기고 우두머리에게 강간을 당하던 금복은

1백kg이 넘는 모루를 들고 강도 우두머리의 등 뒤에 서 있는 춘희를 발견합니다.

 

모루

다음 차례를 기다리던 강도떼들은 그들 우두머리의 두개골이 모루에 의해 깨어져 죽어있는 

것을 보고는 겁에 질려 돈과 우두머리의 시체를 수습하여 달아나 버리는데요.

딸 춘희의 괴력 덕분에 목숨을 건진 금복은 춘희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하지만 강도떼에게 그동안 모은 재산을 모두 뺏기어 절망에 빠진 금복!!

그런데 갑자기 천정에서 하얀 종이조각이 펄럭이며 내려옵니다.

추녀노파가 숨겨두었던 지폐와 땅문서였는데 이중 천장에 가짜 서까래 그림까지 그려놓아

천장을 뜯어도 안전할 수 있었던 것인데 억수같은 장맛비로 인해 결국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던 것이었고 금복은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돈으로 커피를 파는 다방을 열어 엄청난 돈을 벌었고 고래를 닮은 극장을 짓게 함으로써

어릴 적 꿈꾸었던 고래에 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게 되었으며 (文)이라는 늙은 홀아비가

충직한 사람임을 간파하고 그와 함께 노파가 남긴 땅문서의 평대(坪垈)땅을 확인하러 갑니다.

그렇게 문과 동행하면서 동거를 하기에 이르렀고 문에게 그 땅이 늪지대여서 쓸모없는 땅이라는 것을 들었지만 엄청난 흙과 자갈을 동원하여 늪을 메우는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나중에는

파산을 할 지경까지 다다릅니다.

그러나 운명은 그녀를 외면할 수 없었던지 마침내 늪은 메워지고 문은 오랜 노력 끝에 장인의

혼이 담긴 평대연와(坪垈煉瓦)라는 벽돌을 만들었는데 판로가 없어 애를 먹다가 마침내 한 사내를 

만나 판로가 열리고 다시 그녀의 사업은 탄탄대로를 걷게 되지요.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자주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고 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가지면서

문과 그의 딸 춘희를 외롭게 만들었고 문은 춘희에게 벽돌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마침내 금복의 운명도 다했는지, 추녀노파의 원한이 극에 달했는지 고래극장은 대화재가 

발생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건물은 잿더미가 되었으며 금복도 파란만장한 그녀의 인생에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안타까운 것은 춘희가 말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자신을 변호하지도 못하고 방화범으로 몰려

억울하게 10년간의 옥살이를 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짐승만도 못한 간수들에 의하여 온갖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마침내 춘희는 어릴 적 그녀가 뛰어놀던 벽돌공장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며 100kg이

넘던 체중이 35kg이 될 때까지 굶주림에 시달리면서도 들판 가득히 벽돌을 만들어두고

외롭게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요.

그녀가 죽은 후,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한 건축가가 제대로 된 벽돌을 찾아 헤매다가 

춘희가 만들어놓은 어마어마하게 큰 벽돌더미를 발견하고 그 벽돌로 대극장을 완공한 후,

그녀를 "벽돌의 여왕"이란 호칭으로 다시 재조명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작가 천명관은 영화 시나리오를 쓰다가 아르바이트 삼아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소설 내용에

자주 영화처럼 등장하는 갑작스런 이벤트들은 그가 영화에 몸담은 영향이 크다고 보여지네요.

고래를 읽으며 인생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아야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금복처럼 뜻하지 않은 행운이 연속으로 계속되기도 하고 춘희처럼 날 때부터

벙어리로 태어나 억울한 옥살이를 하면서 평생을 불행 속에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수천만금을 모았지만 자린고비처럼 살다가 어이없이 죽은 추녀노파처럼 가엾은 영혼도 불행한

삶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평대 제 일의 실업가로 우뚝 선 금복이 자성(自省)의 목소리에 조금만 더

귀를 귀울였다면 평대라는 도시가 오늘날까지 존재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세상을 살아가는 그 누구라도 초심을 잃고 분수를 지키지 않다가는 금복과 같은 운명에 처하리라는 

것은 세상을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오늘은 천명관의 "고래" 라는 작품을 가지고 포스팅을 해 보았습니다!*&*